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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계 대안학교 관심 가져야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3-03-26 조회수 4524
정부인가 全無… '대안'없는 대안학교

사진설명: 헌상중학교 만화수업 현장. 학생들의 독특한 옷차림과 자유스러운 수업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산업 노동력 양성을 위한 훈련과 통제라는 구습에 반기를 들고 아이들 개개인의 꿈과 자유를 키워주자는 대안교육 운동이 60~70년대 서구에서 활발하게 일어났다. 우리나라에도 90년대 민주화에 이은 참교육 바람이 불어 종교 교단이나 뜻있는 교사 학부모, 사회 운동가들이 나서 세운 대안학교들이 줄을 이었다. 차별과 경쟁의 부작용을 낳고 '왕따'와 비행(非行)에 대처하지 못하는 기존의 공교육 체계에 반발, 협동과 공존을 기조로 다양한 대안적 프로그램을 운용하는 대안학교들은 점차 미래형 교육의 화두로 자리잡고 있다.

비인가 실상사 작은학교 유일

대안학교 설립은 종교단체 중심으로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지만 불교계에는 아직 눈 밖의 일이다. '불교가 21세기의 대안'이라는 고성(高聲)은 도처에서 들리지만 정작 아이들을 위한 구체적인 대안은 준비돼 있지 않다. 2003년 3월 현재 '특성화 학교'라는 명칭으로 정부로부터 인가받은 대안학교는 총 19개교(고등학교 15개교, 중학교 4개교)이다. 이중 기독교 단체나 개인이 만든 학교가 7곳, 원불교가 6곳, 천주교 1곳, 비종교 민간 3곳, 공립 1곳이다. 불교계는 전무하다. 비인가 기관인 실상사 작은학교(중학교 과정)만이 불교가 운영하는 유일한 대안학교. 불교의 미력함과 함께 원불교의 약진이 눈에 띤다.

우리나라 최초의 대안학교로 지난 75년 개교한 영산성지고등학교는 학업을 포기한 중도탈락자들을 맞아들여 원불교의 정신을 바탕으로 아이들을 재교육하고 있다. △학년에 상관없이 개인의 성향과 특성을 파악, 과(科)로 묶는 무학년 무학급제 도입 △자신이 '원래 훌륭한 사람'임을 깨닫게 하는 교육을 통해 열등감과 소외의식을 이겨내게 하는 마음공부 △교사와 학생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해 불행한 가정을 대신해 즐거운 학교를 보금자리로 만드는 것을 교육목표로 한다.

청소년 포교 붕괴로 이어져

'영성을 기초로 한 공동체적 삶'을 바탕으로 하는 기독교계 산마을고는 폭력 흡연 이성교
제 없는 학교를 실현하고 산마을 공동체 축제를 실시, 이해와 협력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배우게 하고 있다.

대안학교를 운영하는 종교들은 나름의 방법을 가지고 버려진 학생들을 구제하고 이들을 바른 인간으로 육성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탈학교 청소년들의 수준에 맞는 다양한 형태의 대안학교를 만들어 학령기 청소년들의 일탈을 방지하겠다"고 대선 공약에서 약속한 바 있으며 교육인적자원부는 작년 6월 학교 밖의 여러 기관에서 시행되는 대안교육 프로그램을 수업으로 인정하기로 하고 법령 개편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안학교의 수요와 역할이 늘어가리라는 전망에서 불교계의 방관은 자칫 청소년 포교의 와해로 직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현재 정부 인가학교인 특성화 학교 외에도 실상사 작은학교와 같은 비인가 대안학교들이 상당히 많은 상황이다.

인가학교의 경우 시설 유지 및 교사(敎師) 보수 등에서 일반 사립학교에 준하는 재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그만큼 교육부가 지정하는 국민공통과목을 의무적으로 가르쳐야 하는 등 재량권의 침해를 받는다. 반면 비인가 학교는 재정은 열악해도 추구하는 이념에 따라 아이들을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는 권리를 갖는 장점이 있다.

원천적 관심 부재 가장 문제

관건은 공교육을 수용하느냐 마느냐가 아니라 전체주의와 물량주의라는 구습을 벗지 못한 기존의 제도권 교육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아이들의 개성과 욕구를 불교계가 철저히 등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종태 연구위원(한국교육평가원)은 "대안학교는 변화된 사회, 지금처럼 경쟁적이고 자연파괴적인 사회가 아니라 인간과 인간, 인간과 자연이 함께 어우러져 사는 사회에 적합한 인간을 기르기 위한 것"이라고 말한다. 그가 언급하는 '변화된 사회'에서 불교의 '동체대비'가 겹친다. "불교는 아이들의 새로운 교육에 대한 바람을 충분히 만족시켜줄 수 있는 교리적 자산을 충분히 갖고 있다"는 실상사 작은학교 강은하 교사의 말도 이와 연결되는 대목이다.


인터뷰/ 헌상중 오병갑 교장

"한지붕"교사-아이들 온정이 가득

지난 86년 원불교에 입교한 오병갑(51·사진) 교장
은 22년간 서울 오산고에서 독일어 교사로 근무하다 올해 개교한 헌산중의 초대 교장으로 부임했다. "문제어른은 있어도 문제아는 없다"는 교육지론과 함께 학교 살림의 걸림돌에 대해 들어보았다.

-왜 대안교육을 하는가.
우리나라의 교육붕괴는 아이들이 아닌 어른들 탓이다. 학교 선생님들의 편견,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을 아이들에게서 보상받으려는 부모의 강요, 돈벌이를 위해 아이들을 이용하는 파렴치한들이 아이들의 인생과 우리 사회의 미래를 망치는 주범이다. 이들에게 상처받은 아이들을 보듬어 원만하게 세상으로 되돌려 보내려 한다.

-어떤 식으로 가르치는가.
교육과정은 정부에서 요구하는 국민공통기본교과 70%와 자체적으로 만든 특성화 교과 30%로 나뉘어 실시된다. 특성화 교과의 경우 만화창작, 승마, 도자기, 공예, 생활 요가 등 10개 과목 중 3개 과목을 아이들 스스로 선택, 월·수·금요일 2시간씩 현장에서 학습한다. 특성화 교과는 특기적성교육과 동아리 활동으로 연결된다. 취미가 같은 아이들이 모여 동호회를 결성하고 활동하며 자기 계발과 더불어 '함께 무엇을 한다'는 공동체 의식을 자연스럽게 익힌다. 교사와 학생이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인간적 유대를 쌓아간다.

-학교를 운영하면서 고충은 없는가.
주말에 학생들을 집으로 보내는 데 간혹 돌아오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공교육이 져버린 학생들이 대다수인 만큼 이들의 반항심은 적잖은 인내를 요구한다. 정부 지원과 함께 재단전입금이 연 1400만원으로 경제적인 어려움이 심각하지는 않다. 그러나 수업료와 기숙사비, 특성화 교과비를 합쳐 월 35만원 정도를 학생들이 지불해야 하는 경기도 교육청 관할 지역만의 특수성은 학부모들의 부담으로 다가온다.

불교신문 용인=장영섭 기자
download : 첨부파일다운대안학교.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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