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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가정 2세에 희망을] ④당당한 한국인으로 키우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5-27 조회수 8291
[다문화 가정 2세에게 희망을!] ④ 당당한 한국인으로 키우자
"두 나라 말·문화 공유" 장점 살려야


공부도 잘하고 어머니 나라 언어도 잘해
"한국과 중국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합니다."


어머니가 중국 출신인 초등 6학년 A(13)군. A군은 이른바 다문화가정 자녀지만 창원시내 중심에 위치한 N초등학교에서 국어와 수학을 만점 받을 정도로 우등생이다. 학급의 학습부장인 A군은 어머니의 나라 말인 중국어 실력도 월등하다. 어머니에게서 하루에 한 시간씩 중국어를 배우기 때문에 한국어와 중국어의 동시통역이 가능하다. 두 나라 말과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다문화가정의 장점을 살리고 있는 대표적인 경우이다.


이 학교 6학년에 재학 중인 B(13)양은 어머니가 일본인 출신이다. B양도 일본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통역할 정도로 만능이다. B양은 지난 번 중간고사에서 국어 95점에 수학 90점을 받은 우등생이다. B양은 어머니가 일본인인 것이 오히려 자랑스럽다. B양의 어머니가 이 학교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의 일본어 강사를 맡아 하면서 아이들로부터 인기가 높기 때문이다.


이 학교에는 다문화가정 학생이 이들 외에도 7명 더 있다. 이들은 어머니의 나라가 필리핀, 중국, 일본 등으로 다양하지만 A군과 B양처럼 공부도 잘하고 어머니 나라 언어도 잘해 다른 친구들로부터 대부분 부러움을 사고 있다. 학생들의 한국어 실력이 양호해 이 학교에선 한국어 교실을 별도로 운영하지 않는다. 이미 당당한 한국인으로 자리잡은 데다 유창한 외국어 실력까지 갖춘 셈이다.


이 때문에 이 학교는 지난해 창원교육청으로부터 다문화 자녀교육 지역중심학교로 선정됐다. 이 학교 김종화 교장은 "두 개 국어를 자연스럽게 구사하는 등 국제화 시대에 이 아이들이 성장할수록 장점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이 학교에는 다문화가정 부모들의 모임이 결성돼 있다. 이들의 요구는 언어장벽보다 문화적 이질감 해소가 더 절실하다는 것이다. 한국인이라는 정체성 확립을 위한 역사 바로알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를 원하고 있는 것.


이 학교는 올해부터 연 2회 "다문화가정의 날"을 운영하고 다문화가족 모임주선, 가족문화(역사)탐방, 토요휴업 창의교실 운영 등도 계획하고 있다. 이 과정의 목표는 어린 자녀들이 이방인이 아니라 당당한 한국인으로 성장시켜 "다문화가정과 함께 만드는 행복한 세상"이다.


지난 15일 경남도가 개최한 "경남 다문화가족 한마당 축제" 때 결혼이민자 정착 우수사례 발표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유모(37)씨. 유씨는 초기 언어소통의 어려움과 자녀교육의 막막함을 호소했다. 유씨는 중국에서 13년 전 돈을 벌기 위해 한국에 왔다가 결혼해 유치원생과 초등생 두 딸을 키우고 있다. 이날 유씨는 "사랑과 희망"이라는 편지를 통해 언어와 문화적 이질감으로 자살까지 결심했던 과거를 뒤로하고 당당한 한국인으로 살기로 다짐한 후 자신의 인생이 달라졌다고 소개했다.


유씨는 경남 하동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운전면허증과 한식조리사 자격증, 한자 3급자격증을 취득하고 경남지방경찰청 외국어 봉사요원으로 활동하는 등 당당한 한국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유씨는 "엄마 나라도 잊지 않는 당당한 한국인으로 자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미 당당한 한국인을 넘어 주민들을 리더하는 이주여성도 있다. 올해 초 경남도 내 이주여성 가운데 처음으로 함안군 함안면 대산리 금천마을 이장이 된 박복순(49)씨.


중국 헤이룽장성 출신인 박씨는 1998년 먼저 이주한 친구의 소개로 만난 남편(53)과 결혼, 아들 민곤(9·초등 2년)군을 둔 행복한 한국 주부다. 시골 학교지만 성적이 상위권을 유지하는 아들을 볼 때마다 힘이 솟기 때문이다. 열심히 살아가는 어머니 곁에서 그 2세도 당당한 모습으로 커가고 있는 것이다. 민곤군은 "모든 일에 적극적이고 열심히 살아가는 엄마가 좋고 엄마를 보면 힘이 솟는다"고 맞장구쳤다.


마을 주민들의 요청으로 지난 2월부터 이장직까지 맡게 된 박씨는 어려운 시댁 살림, 농사일에다 가축까지 키우면서도 함안군에서 여는 이주여성 교육에 빠짐없이 참가해 언어 소통은 물론 한국음식 조리법과 예절 등을 익혀 이미 그 자신부터 한국인으로 뿌리내리고 있다.


가야대 다문화연구소 김성 교수는 "자녀교육은 어머니 위주로 이뤄지고 있는 만큼 우선 어머니가 지역 사회의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정책이 꾸준히 추진돼야 한다"며 "자랑스러운 어머니 모습을 보고 자녀가 자부심을 가질 수 있고, 그 연장선에서 양 문화를 교류하면서 차이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학교교육 및 사회정책 프로그램이 적용돼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별취재팀=백남경·김길수·김태권·
전대식 기자 kks66@busanilbo.com
본보-가야대 다문화연구소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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