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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보조금 15만원' 쪽방비 내면 '빈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10-17 조회수 10854
[한겨레] '세계 빈곤의 날' 맞아 쪽방촌 1830명 실태조사 발표

"애들과 놀러 한번 못가"…최저생계비 현실화 급선무

장애인 차삼남(51)씨는 다가오는 겨울이 걱정이다. 차씨는 줄곧 노숙생활을 해 오다 지난여름 한 시민단체의 도움으로 서울 동자동에 월세 15만원짜리 쪽방 집을 얻었다. 뇌경색으로 몸의 절반을 전혀 쓰지 못하는 탓에, 정부에서 주는 의료비 보조금 15만원이 수입의 전부다. 하지만 겨울이 되면 난방비 때문에 월세가 20만원으로 오른다. 차씨는 "정부에서 주는 돈이란 게 애들 과자 값도 안 돼. 오로지 밥하고 김치만 먹지. 군것질이라도 하면 밥은 굶어야 돼"라고 말했다.

서울역 맞은편에 높게 솟은 게이트웨이타워 건너편 골목길을 오르면 보증금 없이 월세 15만원을 받는 고시원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다. 800여가구가 모여 사는 이른바 '쪽방촌'이다. 지난 7일 시민단체 활동가 2명과 함께 찾아간 차씨의 집은 어른 4명이 둘러앉으면 움직이기가 힘들 정도로 비좁았다. 이곳 고시원 2평짜리 방에서 홀로 사는 은진기(57)씨는 20일 전 폐렴과 결핵이 악화돼 폐의 절반을 들어내는 큰 수술을 받았다. 수술비와 치료비는 지역 시민단체인 '동자동 사랑방' 회원들의 도움으로 치렀다. 은씨는 국민기초생활 수급자로 다달이 세금을 떼고 38만7천원을 받는다. 그는 "이 돈으로는 병원 같은 데 갈 엄두를 낼 수 없다"며 "언제 다시 쓰러질지 모르지만 달리 갈 곳이 없으니 어쩌겠느냐"고 말했다.

은씨 같은 기초생활 수급 대상조차 되지 못하는 이들의 생활은 더 팍팍하다. 서울 용산구 청파1동에서 월세 15만원짜리 쪽방에 사는 김봉식(48)씨는 '자활 근로'로 네 식구의 생계를 잇고 있다. 김씨가 도배 등 집수리 일을 하고 한 달에 받는 돈은 75만원. 월세에 식비, 병원비 등 최소한의 생활비만 지출해도 살림은 매달 적자다. 아내가 집에서 봉제 일을 해 적자를 메우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그는 "세 살, 네 살짜리 두 아들 교육비로 한 달에 4만원을 쓰고 있다"며 "한 150만원만 되면 주말에 애들 손잡고 한 번 놀러 가기라도 하겠는데 …"라고 말했다.

17일 유엔이 정한 '세계 빈곤철폐의 날'을 맞아 4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꾸린 '1017 빈곤철폐의 날' 조직위원회는 서울의 쪽방촌 거주자 등 1830명을 상대로 벌인 '적정 생계비' 조사 결과를 16일 발표했다. 이 조사에서 '건강하고 문화적인 생활을 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금액'인 적정 생계비(1인 가구 기준)는 평균 월 98만원으로 나타났다. 정부가 정한 내년 최저생계비는 월 49만원으로 적정 생계비의 절반 수준이다. 최저생계비를 기준으로 하는 절대빈곤율은 2003년 10.2%에서 2006년 11.36%로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조승화 빈곤철폐를 위한 사회연대 기획국장은 "지금의 최저생계비는 최소한의 인간다운 생활에 필요한 적정 생계비에 턱없이 부족하다"며 "국민기초생활 수급액 등 각종 정부 보조금의 기준이 되는 최저생계비를 현실화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말했다. 권오성 기자 sage5th@hani.co.kr

10-17 14:27 |최종수정2008-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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