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준 미달 업체 해외입찰 때 불이익 이르면 2009년 말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국제표준"이 제정될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 인증을 받지 못한 기업은 국제입찰 등에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국내 정부.기업의 대비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산업자원부 기술표준원은 올 1월 29일부터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제4차 국제표준화기구(ISO) 사회적 책임 표준 총회에서 54개 ISO회원국과 28개 국제기구가 사회적 책임표준(ISO 26000)의 핵심 이슈에 합의함에 따라 2009년 말께 국제표준이 제정될 전망이라고 22일 밝혔다. ISO는 국제표준을 정하는 양대 국제기구로 올해 11월과 내년 5월 각각 5, 6차 총회를 연 뒤 2009년 11월 "ISO 26000"을 제정하기로 했다.
ISO 26000에 들어갈 핵심 평가 기준은 ▶환경▶인권▶노동관행▶지배구조▶공정한 운영 관행▶소비자▶지역사회 참여 및 사회개발 등 일곱 가지다. 예컨대 소비자의 경우 기업이 소비자 불만 처리나 피해 보상 등을 위해 운영하는 시스템이 국제기준에 부합하는지를 평가해 이를 충족하면 ISO 26000 인증을 부여하는 방식이다.
기술표준원 김혜찬 문화서비스표준팀장은 "1987년 ISO가 품질관리 국제표준인 ISO 9000을 제정했을 때 일본기업들이 이를 무시했다가 유럽 각국의 국제입찰에서 배제되는 등 큰 불이익을 당했다"며 "ISO 26000도 국제표준으로 제정되면 표준을 선점한 국가가 무역장벽으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대비가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김 팀장은 "이미 미국과 유럽 등에서는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하는 기업에만 투자하는 "사회적 책임 펀드"가 수천억 달러에 이르고 있다"며 "ISO 26000이 국제표준이 되면 펀드 투자나 기업의 자금 조달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술표준원과 표준협회는 이에 따라 23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정부와 기업계, 노동계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4차 ISO 사회적 책임표준 총회 결과를 설명할 예정이다.
정경민 기자
◆ 사회적 책임(SR) 국제표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잘 이행하고 있는가를 평가하는 국제기준. 국제표준화기구(ISO)가 "ISO 26000"이라는 코드로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98년 나이키의 어린이 고용 사건, 2001년 미국 엔론 파산을 계기로 미국과 유럽 각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 이행을 평가하는 기준을 제각기 제정할 움직임을 보이자 2001년 ISO가 국제표준 제정에 나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