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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봉사활동 해야 하나(혜총스님)-불교신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4-07 조회수 3961
- 왜 봉사활동 해야 하나- (혜총스님/사회복지법인 불국토 대표이사)

일본의 지하철 역사에서 선로에 떨어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달려오는 열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뛰어들어 목숨을 버린 젊은 청년불자를 우리는 기억합니다. 왜 그는 자기의 목숨까지 던져가며 남을 구하려 했을까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어려움에 처한 사람을 만나면 도와주고 싶은 마음때문이었을 것입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이 마음이 본래 마음입니다. 이 본래 마음은 억지로 지어서 생기는 것도 아니고 불현듯 저절로 일어납니다. 어떤 조건이나 때에 따라 일으키는 마음이 아니라 때와 조건 이전에 마음 속 깊은 곳으로부터 자유스럽게 일어납니다. 이 마음을 불교에서는 불성이라고 합니다.

이 본래 마음은 누구나 가지고 있지만 탐진치 삼독과 내가 최고라거나 사람이 최고라는 생각, 욕망이나 이익, 명예, 목숨 등 중생상의 미혹 때문에 마음속에 깊이 잠들어 있는 것입니다.

이 본래 마음, 불성을 일깨워서 불성에 따라 살아가고자 하는 사람이 바로 부처님 제자인 불자입니다. 따라서 불자라 하면서 양심을 저버리고 산다면 불자라 하기가 부끄럽습니다. 불자가 본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살지 않는다면 불자가 아닙니다.


'不請之友'는 불교의 봉사정신을 상징

'나와 남이 한몸'…동체대비 실현해야


불교는 세상의 그 어떤 종교나 사상보다도 공동선(대중의 이익)을 지향하는 가르침이 강합니다. 대중의 이익을 지향하는 밑바탕에는 자기와 남을 둘로 갈라서 보지 않고 한 몸으로 보는 동체대비가 깔려있습니다.

〈유마경〉에서 유마힐은 "나의 아픔이 모든 중생의 아픔"이라고 말합니다. 그런가 하면 무착보살은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 길바닥에 다쳐서 헐떡이고 있는 강아지를 보고 그냥 지나치지 않습니다. 강아지를 구하기 위해 강아지의 상처 속에서 꾸물거리고 있는 구더기를 혀로 핥아서 그 구더기마저 다칠까 응달에 내려놓습니다. 이렇게 천지만물을 모두 한 몸으로 보는 것이 불자의 마음입니다.

남을 돕는 것을 봉사라고 하지만 우리 불자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습니다. 〈승만경〉에 "보살은 남이 청하지 않아도 벗이 된다(不請之友)" 말이 있습니다. 내가 남보다 나으니까 돕는다는 봉사가 아니라 이미 나와 남이 한 몸이라는 보살의 입장에서 저절로 우러난 마음으로 나서는 것입니다.

봉사를 하는 사람도 봉사를 받는 사람도 동등한 부처님이기에 봉사를 한다기보다는 부처님께 시봉한다는 마음으로 나섭니다. 그것이 불자의 봉사요, 보살행입니다.

봉사는 자기희생이 없이는 되지 않습니다. 자기희생 없이 보살행도 지어갈 수 없습니다. 불자의 봉사는 바로 자기의 수행입니다. 삼독심과 무명에 가려진 본래 마음, 자기 부처를 찾아가는 거룩한 불사가 불자의 봉사입니다. 따라서 불자는 봉사를 일생의 자기수행으로 삼아야 합니다. 어느 때, 어느 곳에서든지 좋은 일을 만나면 앞뒤 계산하여 주저하지 말고 즉시 본래 마음이 시키는 대로 실천하는 자세로 나서야 합니다. 그것이 부처님을 시봉하는 불자의 올바른 마음입니다.

이렇게 본래의 마음을 꾸준히 지어가다 보면 세상에는 어느 듯 나를 도우려는 신장들로 가득하게 되어서 종국에는 모든 일이 걸림없이 저절로 슬슬 풀려나갑니다. 걸림이 없으니 물 흐르듯 꽃이 피듯 기쁨이 여일하게 됩니다. 그렇게 불자는 부처님을 만나게 됩니다. 불자의 삶은 그러므로 처음도 끝도 봉사의 나날이어야 합니다. 그 길이 기쁨의 길이기 때문입니다.

[불교신문 2018호/ 3월30일자] 2004-03-26 오후 9:55:36 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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