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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일보-수요광장] "가정"의 재발견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5-13 조회수 9167
[수요광장] "가정"의 재발견
/ 백태현 논설위원

부산일보 2008/05/07일자 031면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들어 있는 5월이면 아무리 무심한 이들도 가족을 돌아보고 가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마련이다. 그러나 최근 급속도로 늘어난 "1인가구"와 다문화가정 결혼이주여성들은 가정의 달에 오히려 더 외로움을 타기도 한다. 우리 사회의 의엿한 구성원임에도 불구하고 주위의 오해와 편견이 아직도 심하기 때문이다.
통계청의 2005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전체 1천588만7천여 가구 중 1인 가구는 5가구 중 1가구 꼴인 317만여 가구를 차지했다. 흥미로운 사실은 결혼하지 않은 1인가구는 대부분 비자발적 싱글이라는 점이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최근 우리나라 1인가구 1천204명을 대상으로 "비혼 1인가구의 가족의식 및 생활실태조사"를 해보니 비자발적 형태가 73.6%를 차지했다. 조사대상자의 40%는 "결혼은 반드시 해야 하는 것"이라고 응답했으며, 그렇지 않다는 대답은 18.2%에 불과했다. 또 이들은 "개인적인 관심보다 가족의 관심이 더 중요하다"(60%), "사회보다 내 가족의 안녕이 우선돼야 한다"(85%)고 말해 가족의 사랑과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그런데도 사회적 편견이 이들을 괴롭힌다.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김모(45)씨는 "사람들이 내 성격에 문제가 있거나 이기적인 생활방식 때문에 독신주의를 고집하는 것처럼 나를 바라볼 때 가장 힘들다"고 털어놨다. 김씨는 "나에게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 결혼시기를 놓쳤을 뿐인데 사람들이 이상한 시각으로 보는 것이 부담스러워 5월 연휴에 고향인 부산에 내려가지 않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1인 가구 가운데 사회적 약자인 여성과 노인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점도 유의해 봐야 할 부분이다. 1인 가구 가운데 여성이 55.3%를 차지했고 , 60세 이상이 30.8%로 가장 많은 실정이다. 혼자 살아서 안좋은 점으로는 경제적 불안감(34.2%)과 아플 때의 어려움(30.1%), 외로움(19.5%), 노후 불안(7.6%) 등이 꼽혔다. 1인 가구를 위한 주택과 의료서비스 등이 절실한 이유다. 정책적인 차원에서 돌봄 서비스망을 구축할 수 있도록 기본 법령을 정비하는 것도 고려해봐야 할 시점이다.

다문화가정의 급속한 확산도 주목할 만하다. 대법원에 따르면 2006년 우리나라 국제결혼은 전체 혼인의 12%에 이르는 3만9천건에 달했다. 10명 중 1명 이상이 국제결혼을 한 셈이다. 농어촌 총각은 41%가 국제결혼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에 살고 있는 외국인의 수도 2007년 10만4천여명으로 이미 10만 명을 넘어섰다.이 추세로 가면 2020년에는 25만4천명에 이를 전망이다.

반면 이들의 한국사회 적응을 위한 지원은 기껏해야 한국어 교육이나 요리강습 등에 머물고 있는 실정이다. 결혼이주여성에 대한 직업훈련이나 "코시안" 등 2세들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가족과 이웃의 차별과 냉대가 이들을 더욱 힘들게 한다. 못사는 나라에서 왔다고 멸시를 당하기도 한다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다문화가정의 이혼은 2003년 2천784건에서 2006년 6천187건으로 2배 이상 늘었는데 가장 큰 원인은 가족의 무시와 이해 부족(68%)이었다.

논어(論語) 위령공편(衛靈公篇)에 "유교무류(有敎無類)"라는 말이 나온다. 공자(孔子)가 신분이 낮은 아이에게 정성껏 가르친 데서 나온 말로 신분과 계급이 엄격했던 3천년 전에 이미 공자는 차별의식의 부당함과 인간평등의 정신을 설파했던 것이다. 결혼이주여성들은 엄연히 우리 사회의 아내요, 어머니요, 며느리가 분명하다. 존엄성을 가진 한 인간으로, 사랑하는 내 가족으로 더욱 감싸 안아 사회에 안착시키야 하는 것은 우리의 당연한 책임이다.

지금 우리 사회에는 이들 외에도 조손가정 등 다양한 형태의 가정이 존재한다. 형태는 제각각이지만 이들이 바라는 것은 가족과 이웃의 "사랑"과 "이해"다. 그건 그들에게 "가정"의 다른 이름이기도 하다. 가정의 진정한 의미를 새기는 가정의 달이 됐으면 한다. hyun@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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