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시행된 정부의 장애인고용장려금 축소로 인해 각 사업장에서의 장애인 해고사태와 채용기피가 속출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정부가 총선을 의식해 젊은층의 실업에만 관심을 기울이고 장애인들의 고용·복지정책은 도외시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24일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과 부산장애인총연합회 등에 따르면 올해 초 장애인복지법의 개정으로 장애인 채용의무 고용률 2%를 초과한 사업주에게 정부가 지원한 장애인고용장려금이 평균 40% 줄어들었다.
경증 남성장애인의 경우 1인당 월 47만4천원에서 30만원으로 줄었고,중증 여성장애인은 1인당 82만9천원에서 45만원으로 대폭 축소됐다.
이에 따라 그동안 업체들에 장애인 임금의 일부를 지원함으로써 장애인 고용을 촉진시켜 왔던 고용장려금제가 유명무실해져 장애인을 해고하고 채용을 기피하는 사업장이 급증하고 있다.
부산 사하구 완구제조업체인 A업체는 올해 들어 10여명의 장애인들이 회사를 떠난 상태다. 지난해까지 80여명의 직원 중 50여명이 장애인이었던 이 업체는 고용장려금의 축소와 경기침체를 들어 10여명의 장애인 직원을 해고했다.
경남 김해시의 한 업체도 장애인 5명이 올해 근무태만 등을 이유로 회사로부터 해고당했다. 하지만 근무태만이라는 표면적인 이유보다는 고용장려금 축소가 주된 원인이었다는 게 해고자들의 주장이다.
장애인 인원감축을 고려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20여명의 장애인 직원이 고용돼 인쇄·복사 등의 일을 하고 있는 부산 중구 중앙동 C업체는 올해 더 이상의 장애인 고용 계획이 없는 상태다.
강서구 녹산산단 내 기계 생산업체인 B사도 직원 400여명 가운데 장애인을 19명 정도 고용하고 있지만 더 이상 충원할 계획은 없다. 로프 전문 생산업체인 C사도 직원 660여명 가운데 장애인 31명을 고용하고 있지만 등급이 고용장려금 지원에서 제외되는 10~14급에 해당해 장애인 채용을 놓고 고민 중이다.
장애인단체들은 고용장려금의 축소로 장기실업자를 합한 장애인 실업률이 현재 70%대 수준에서 90%대로 대폭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부산장애인총연합회 전현숙 기획부장은 "총선을 앞두고 정치권에서는 젊은 표심을 잡기 위해 엄청난 예산을 들여 인턴제,연수생제 등 비장애인들의 일자리 창출에는 열성이지만 장애인에 대해서는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장애인고용촉진공단 부산지사 관계자는 "고용장려금 축소가 장애인 실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고용장려금의 기금 고갈로 불가피한 조치였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