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노인요양병원들이 난립해 출혈경쟁을 벌이면서 턱없이 낮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일이 다반사라는 소식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가속화되어 가는 고령화 사회에 노인복지가 국민적 관심사가 되고 있는 시점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전국 7대 도시 중 고령화 속도가 가장 빠른 부산의 노인요양병상 수는 2005년 3323개(29곳)에서 2006년 4464개(42곳)로 급증 추세다. "자고 나면 노인병원이 생긴다"는 말까지 나돈다.
노인복지인프라가 절대 부족한 현실에 비춰볼 때 노인요양병원이 늘어나는 것은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시설이 늘어난 만큼 과당경쟁을 벌여 저가로 환자를 대거 유치해 의료진, 간병인을 적게 배치하는 등 서비스의 질을 외면한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엄동설한에 노인환자 방에 난방을 해주지 않는 곳도 있다니 어처구니가 없다.
이 같은 현상은 노인병원들이 급증하는 노인들을 겨냥해 노인복지는 외면한 채 이익만을 좇기 때문이라고 짐작된다. 노인들에게 제대로 된 의술과 요양서비스를 제공해 주겠다는 것이 아니라 수요가 있으니 무작정 시설만 늘려놓고 보자는 속셈인 것이다. 고령화 사회로 이미 접어들었는데 이렇게 "저질" 노인병원이 난립해서는 곤란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노인병원 시설은 앞으로도 더욱 확충되어야 한다. 거동이 불편한 노인임을 감안하면 어디서나 손쉽게 의료와 요양서비스를 받아야 하지 않겠는가. 그러나 이와 함께 병원 경영자들도 제대로 된 요양시설을 갖추겠다는 자세를 가져야 하고 보건당국도 노인병원에 대한 시설기준과 운영감독을 철저히 해야 할 의무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