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면 머리 맑아져 공부 더 잘돼" (경향 신문 2008년 06월 27일 18:08:49)
ㆍ대전 중앙고 3학년 이황재군…국·내외서 年200시간 자원봉사
이런 고교생도 있다. 국내외를 오가며 연간 200시간 이상 자원봉사활동을 하면서, 성적은 전교 1등이다. 대전 중앙고 3학년인 이황재군(18) 얘기다. 사람들은 그를 '청소년 봉사왕'이라고 부른다. 신분이 '고3'인지 '자원봉사자'인지 통 구분이 안 간다. 올해 들어서만 무려 100시간을 봉사활동을 했다. 매주 토·일요일은 온통 자원봉사활동으로 보낸다. 그럼 공부는 언제 하나. "공부는 자원봉사하지 않는 시간에 하는데요." 대답은 간단했다.
이 군은 2년 전 봉사활동을 열심히 하는 중·고교생 200여명과 함께 '대전사랑청소년봉사동아리'를 꾸렸다. 동아리의 회장인 이 군은 친구들과 함께 매월 2차례씩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벌인다.
요즘은 특히 환경문제에 관심이 많다. "내가 살아가고 있는 대전 일대의 산과 하천을 내 힘으로 지켜내고 싶습니다." 토요일인 지난 14일에는 회원 40여명과 함께 대전 월평공원에 가서 공원 골짜기를 돌아다니며 쓰레기를 주웠다. 또 천연기념물 454호인 갑천의 미호종개가 각종 개발로 멸종위기에 놓여 있다는 뉴스를 본 뒤 '미호종개 서식환경 지키기'에도 나서고 있다. 매월 한 차례씩 현장에 가서 낚시꾼들이 미호종개를 잡아가는지를 감시하는 것이 주요 활동이다. 지난해 11월에는 미호종개 지키기로 환경부장관상을 받았다. 태안에서 기름제거 자원봉사를 한 것은 물론이다.
이 군의 자원봉사는 국경을 넘나든다. 2007년 여름방학에는 한 국제기구의 한국을 대표하는 자원봉사자로 선발돼 우즈베키스탄에 다녀왔다. '장애인 그림 그리기 대회'에 참가한 장애인들을 도와주는 일도 했다. 이밖에 필리핀, 일본, 싱가포르, 말레이시아 등에서도 봉사활동을 한 바 있다. 자원봉사에 관해서는 '국가대표'로 불러도 좋을 듯하다.
어릴 적부터 남을 돕는 것을 좋아한 이 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봉사활동을 시작했다.
이 군은 "저에게 있어 봉사는 기쁨과 힘을 충전하는 시간"이라며 "봉사활동을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 공부가 더 잘된다"고 말했다. 봉사활동이 우등생이 된 비결이라고 그는 말했다.
이 군의 꿈은 '사회복지전문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대학도 사회복지학부를 선택하기로 이미 결정했다. 평생 남을 돕는 일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 군은 "사회복지전문가가 되어 우리 나라를 복지 선진국으로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