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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혼자살②>노인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사회적 공감절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6-17 조회수 8989
초고령화 사회를 맞고 있는 일본에서도 황혼자살은 골치아픈 사회문제이다. 실제로 일본은 최근 수년전까지만해도 세계최고의 노인자살률을 기록한 적도 있다.

일본 아키타대학 모토하시 유타카 교수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노인의 16%가 "최근 한달 동안 죽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응답했다. 이 조사는 아키타현 아이가와마치에서 2002년 60세 이상 노인 192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것이다.


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부분은 자기평가우울척도에서 동거가족이 있는 경우(40.15%)가 독거노인(37.77%)보다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가족과 함께 살면 행복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과 동떨어진 조사결과다.

모토하시 교수는 가족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와 그에 대한 대응능력 부족이 노인의 우울증과 높은 자살률에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는 또 "노인들은 "오래 살아 가족에게 폐를 끼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해석했다. "폐를 끼친다는 마음"은 "가족에 대한 눈치"라고 분석했다.

일본에서 가장 높은 노인자살률로 고민해온 아키타 현은 모토하시 교수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노인자살을 막기위해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다. 지역별로 우울증 노인을 위한 상담원을 배치하고, 상담전화를 개설하며, "마음의 건강 만들기 모임" 등 다양한 자살 캠페인을 벌여 가시적인 성과를 얻고 있다.

모토하시 교수의 연구 내용을 "야마토마치에서 만난 노인들"(2004년)이란 책에서 전한 김동선씨는 나름대로 고령화에 대처해온 일본에서 노인자살문제가 심화된 것은 "가족신화"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회와 가족구조의 변화에 맞춰 합리적인 노인부양책을 마련해 온 서구사회와는 달리 일본은 "효"이데올로기에 기대어, 사회차원에서 대안을 마련할 적기를 놓쳤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일본과 한국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고 있다. 고령화가 빠른 점, 노부모 부양을 자녀가 온전히 떠맡아 온 점, 베이비붐 세대가 은퇴하면서 고령화 문제가 폭발했다는 점 등이 그렇다.

◇노인자살 막는 민·관공조 절실
우리 정부와 기초자치단체는 최근 미흡하지만 노인자살 예방에 영향을 미칠 만한 몇가지 주목할 만한 시책을 내놓았다. 우선 정부가 올해 안에 시행을 예고하고 있는 노인장기요양보험제도 및 기초노령연금제도는 노인복지의 큰 밑그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제도실행에 대한 회의적 시선이 적지 않아 아직까지 신청률은 저조하다. 그러나 경제적 여건악화와 건강악화가 노인자살의 큰 축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감안하면 이 제도의 활성화는 노인자살문제 해결의 중요한 단초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TV를 통해 노인자살을 막기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올해부터 노인성 질병인 치매예방 센터를 최소 각 구마다 한곳씩 설치하고 노인종합복지관 점진적으로 늘릴 방침이다.

그러나 이를 위해 관련 예산의 대폭적인 증액이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어려움도 예상된다.
노인전용자살예방센터를 운영하는 서대문노인종합복지관은 기초지자체 단체로서는 이례적으로 지난해 복지관 이용노인을 중심으로 전문노인자원봉사단인 "프렌즈(friends)를 구성했다. "프렌즈" 활동원은 자원봉사활동을 위한 기초·전문교육을 받은 후 관내 경로당을 순회방문하며 노인우울 및 자살 예방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동년배로서 상담자와 피상담자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털어놓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으로 평가받고 있다.

복지관측은 활동원을 통해 자살 위험에 처한 노인을 조기 발견하고 자살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는 효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와 마찬가지로 복지관도 관련예산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와 민간이 노인자살을 막는 유기적인 협의체를 구성해, 사안별로 적절히 대응해야 한다고 주문하고 있다.

◇노인들에 대한 작은 배려가 자살 막을 수 있다
한국사회의 전통에 비춰볼 때 노인들 앞에서 자살얘기를 꺼내는 것은 어색한 일이다. 상대적으로 젊은 사회복지사들이 노인들과 자살에 관한 상담을 하는 것이 어려울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노인자살예방에 대한 사회적 인프라가 미흡한 상황에서 현실적으로 노인자살예방을 위해서는 주변인들의 역할이 클 수밖에 이유이기도 하다.

전문가들은 노인자살의 증후를 크게 4가지로 나눠 설명한다. 주변인들, 특히 가족들과 친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해주길 주문하기도 한다.

먼저 "죽고싶다.", "모든 것을 끝내고 싶다.", "내가 없으면 네가 더 편해질 것이다"와 같은 말들은 언어성 자살 증후에 해당한다. 주변 사람들은 이 같은 말을 들으면 각별하게 주의할 필요가 있다.

행동성 증후는 갑작스럽게 신앙에 대한 관심이 늘거나 반대로 감소하는 것 등이다. 의과대학에 신체기증을 하는 노인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젊은이들의 신체기증과 노인들의 신체기증의 의미는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평소 온순한 성격을 가진 노인이 친지나 가까운 벗에게 사소한 일에도 크게 화를 낼 때에는 상황적 증후로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전문가들은 배우자의 상실과, 말기 질환 진단때 이 같은 증후가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마지막으로 후기 우울증 증후는 특별한 이유가 없음에도 공포와 불안을 호소하는 노인들에게서 나타난다. 또한 자존심이 상할만한 상황에서도 별다른 내색을 하지 않는 것도 후기 우울증 증후에 속한다.

프로이트는 인간의 자살에 대해 "공격성이 자신을 대상으로 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든 사람은 공격성을 가진다. 그 공격성이 가까운 사람을 향해서는 안된다는 강한 억제가 반대로 자신을 해치게 된다는 것이다. 즉 "사랑하는 사람을 해쳐서는 안된다"는 감정이 자살이라고 주장했다.

전문가들은 "노인생명의 존엄성이 경제적 계산이나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는 무게가 있다는 사실에 대한 사회적 공감 조성이 그 무엇보다도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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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대선기자 sds1105@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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