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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에게 하고픈 말]행복한 삶이란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7-04-10 조회수 4281
청소년 개발원 칼럼
정구현/삼성경제연구소 소장

[청소년에게 꼭 하고 싶은 말]

행복한 삶이란?



요즈음은 과학이 발달해서 사람의 뇌를 사진 찍고 분석하여 감정 상태가 바뀔 때 뇌의 어느 부분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 수 있다고 한다. 예를 들면 사람이 행복감을 느낄 때를 정확히 포착해서 언제 왜 행복해지는지 훨씬 더 잘 이해하게 되었다. 미하이 칙센트미하이라는 분은 원래는 심리학자로서 일생 동안 `인간이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까`라는 근원적인 질문에 답을 하려고 했는데, 요즈음엔 뇌의 과학적 분석을 통해서 자기의 이론을 더욱 자신 있게 주장한다. 이 분의 연구에 의하면 인간이 가장 행복할 때는 어떤 일에 몰입해 있을 때라고 한다. 그러니까 어떤 목표를 정해 놓고 그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일할 때 인간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다.




내 자신을 돌아보아도 이러한 주장이 맞는 것 같다. 일을 잘 해서 무엇이 되거나 무엇을 받는 것보다, 그 일을 이루려고 매진할 때 더 행복했던 것 같다. 실제로 내가 대학에서 일하고 있을 때, 매우 어려운 과제를 맡게 된 적이 있었다. 그 때 나는 매우 자세한 계획과 대응책을 준비해서 반년에 걸쳐 그 일을 해 낸 적이 있었는데, 그 계획을 만들 때 상당한 흥분감과 기대를 가지고 일에 임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실패했더라면 큰 좌절감을 느꼈겠지만, 그 어려운 과제를 하나하나 풀어 갈 때 큰 만족감을 느꼈던 것이다. 돌이켜 보면 이 일 말고도 나는 어려운 상황을 헤쳐 나갈 때 가장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지금 생각하면 고등학교 시절 대학 입시 준비를 위해서 공부할 때도 보람찬 시기였고, 심지어 군대에서 훈련 받을 때도 상당한 행복감을 느꼈던 것 같다.




행복은 성취 자체보다도 성취의 과정에서 더 느낀다는 주장이 옳다면 우리는 여기서 여러 가지 의미를 발견할 수 있다. 사람이 처해 있는 어려운 여건이 오히려 행복의 조건이 될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사람이 매우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무엇 하나 부족한 것 없이 자랐다고 해 보자. 과연 그 사람은 그렇지 못한 사람보다 더 행복할까? 그런 좋은 조건에 있는 사람이 행복하려면 나름대로 더 높은 목표를 설정하고 그 목적 달성을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이다. 만약 그렇게 못한다면 그 사람은 오히려 나태해지고 삶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방황하게 될 것이다. 자기가 처한 현재의 상황이 한 사람을 더 또는 덜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아니고, 어떤 여건에 있는 사람이라도 도전할 만한 목표를 세워 노력하고 매진한다면 행복해질 수 있는 것이다. 부자나 가난뱅이나, 머리가 좋은 사람이나 나쁜 사람이나, 잘 생긴 사람이나 그렇지 못한 사람이나 모두 자기가 하기에 따라서 행복할 수 있다.




실제로 어려움에 처해 있을 때 또는 등산이나 달리기 등을 할 때 숨이 차고 신체적으로 힘들 때 오히려 더 즐겁고 만족감을 느낄 때가 많은 것도 같은 이유일 것이다. 나는 감옥 생활을 해 본 적은 없는데, 종종 감옥 생활을 통해서 더욱 훌륭한 사람이 되는 경우를 보게 된다. 남아프리카의 유명한 흑인 지도자 넬슨 만델라는 인종차별에 반대하는 인권운동을 하다가 1952년부터 여러 차례 체포되었으며, 1963년에 종신형을 선고 받고 27년 간 감옥 생활을 하였다. 1990년 감옥에서 석방된 이듬해에 그는 당시의 백인 정부와 협상을 통해서 남아공의 아파르트헤이트(인종격리정책)를 종식시켰으며, 그 후 세계적인 인권지도자로서 노벨상을 받고 남아공 최초의 흑인대통령이 되었다. 이 위대한 지도자는 근 50년 간 계속된 투쟁과 감옥 생활로 점철된 어려운 상황에서도 자기의 높은 이상과 꿈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것이다.




알렉산더 솔제니친이라는 유명한 작가는 구소련 치하에서 수용소 생활을 할 때도 창작을 했다고 한다. 그의 말을 빌리면 "총을 들고 있는 교도관들이 윽박지르는 소리를 들으며 풀이 죽은 죄수들 사이에 서 있을 때도 내 머리에는 시와 이미지가 물밀듯이 떠오르는 것 같았다"고 한다. 옛날에 베트남전에서 포로가 되었던 어떤 미군은 포로수용소에 있는 동안에 매일매일 골프클럽을 고르고 골프 샷을 하는 자신의 모습을 상상했다고 한다. 이런 상상으로 정신을 제대로 지킬 수 있었고, 나중에 석방되어서 실제로 훌륭한 골프 플레이어가 되었다고 한다. 그러니까 아무리 어려운 역경에 처해도 자기의 마음가짐에 따라서 극복이 가능한 것이다.




이제 사람의 수명이 많이 길어져 여자는 평균 80세가 넘고, 남자도 거기에 육박하고 있다. 그런데 일하는 나이는 기껏해야 60세 정도이니 이것은 사회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큰 문제이다. 일하지 않고 행복하게 산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먹고 사는 것도 중요하지만, 평생 할 수 있는 일을 가지고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은퇴 후에도 자신이 몰입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얼마든지 행복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아는 어느 교수님은 은퇴 후에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그 솜씨가 대단해서 이제는 개인 전시회까지 갖게 되었다. 참 행복한 분이다.




행복한 사람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잘 하는 사람이다. 행복의 가장 중요한 조건은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돈을 벌기 위해 하기 싫은 일을 억지로 한다면 아무리 돈을 많이 벌어도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 일 자체에서 성취감과 만족감을 가져야 한다. 물론 사람이 항상 즐거운 일만 할 수는 없겠지만, 그런 경우라도 기왕에 할 바에는 그 일을 즐겁게 해야 한다는 역설적인 주장도 가능하다.




다음으로는 자기가 잘하는 일을 하는 것이다. 사회나 직장에는 경쟁이 없을 수 없으므로, 가급적이면 자기가 잘 하는 일, 경쟁력이 있는 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그런 자질과 역량을 길러야 할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나 변호사 같은 자격증을 따려고 하는 것은 바로 그러한 확실히 잘하는 객관적인 증거를 가지려고 하는 것이다.




여기다 조건을 하나 더 보탠다면, 그 일이 돈벌이도 잘 된다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세상 사는 데 물질이 있어야 하니까, 기왕이면 자기가 좋아하고 잘 하는 일이 자기의 생활을 지탱해 준다면 더욱 좋지 않겠는가? 요컨대, 사람이란 이 세 가지가 일치하는 일을 하게 되면 가장 행복하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초우량기업을 연구하는 사람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점은 조직이 잘 되려면 상당히 야심적인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야심적이고 가치 있는 목표가 있을 때 조직의 구성원들이 뜻을 모아 같이 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얼른 보아서는 달성하기 쉽지 않은(그러나 불가능하지는 않은) 목표를 설정하여 이의 달성을 위해서 몰입할 수 있을 때 사람은 가장 행복하다.



정구현 (연세대학교 교수 역임. 현재 삼성경제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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