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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눔의 현장속으로]가정봉사원의 하루(부산일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4-07-13 조회수 4782
양정재가노인복지센터 가정봉사원 이옥금씨가 집에 홀로 있는 할아버지를 돌보고 있다.


[나눔의 현장속으로] 6.가정봉사원 <상> 가정봉사원의 하루

거동 불편한 독거노인의 "손과 발" 거동 불편한 독거노인의 "손과 발"

우리사회는 4년전부터 이미 고령화사회다. 이 추세라면 2019년엔 노인인구비율 14%의 고령사회로 진입한다. 여기에 핵가족화,전통적인 노인부양 관행 약화 등은 노인문제의 복잡성을 더 한다.

노인복지 정책의 시대적 전환기를 통과하고 있다는 학계의 지적은 과장이 아니다. 지금은? 복지관,요양원 등 노인관련시설과 "인정있는" 시민들이 열악한 환경에서 노인을 "봉양"하고 있다. 대표적인 게 가정봉사원이다.

가정봉사원은 일종의 노인 간병·가사도우미다. 거동이 불편해 일상생활 조차 버거운 노인을 상대한다. 유급과 무급이 있다. 유급이래 봐야 시간당 4천500원이다. 그들의 역할은 심부름꾼,말벗,파출부로 이어진다.

부산 양정재가노인복지센터 유급 가정봉사원 이옥금(40·여)씨가 그렇다.

지난달 30일 이씨를 쫓아간 곳은 부산진구 전포동 장진규(77·가명) 할아버지집. 이씨는 지난 2000년 첫 인연을 맺은 후 매주 3차례 월,수,금요일이면 어김없이 이곳을 찾는다. 화,목,토요일엔 다른 할머니 집을 전담한다.

대문에 들어서자 마자 이씨가 익숙한 손놀림으로 우편함부터 뒤졌다. 말일이면 전화요금,유선비 청구서가 왔나 확인해야 하기 때문이다. 2층 계단을 올라가니 장 할아버지가 침대에 누워서 맞이했다. 지체장애 2급에 전립선 이상으로 소변 호스를 달고 있다. 그전엔 조금씩 움직였는데 지난달부터 옴짝달싹도 못할 정도로 병세가 악화됐다.

"저 왔어요." 입 인사를 마친 이씨가 청소부터 시작했다. 방 환기,방 쓸기,설거지,빨래,재활용품 수거,장 할아버지 몸 상태 점검 등을 후다닥 해치웠다. 커피 한잔을 탄 후에야 자리에 앉았다. 매일같이 이렇게 해주고 받는 돈은 센터에서 한달에 30여만원. 차라리 주방보조 일을 하면 수입이 낫질 않을까.

"개인적으론 시간도 적당하고,수입 보단 뭔가 좋은 일을 하고 있다는 보람이 크죠." 그래도 올해로 4년짼데 그럴싸한 이유가 있지 않냐고 재촉했지만 그게 전부란다.

자기 얘기보다는 장 할아버지 같은 독거노인의 실정을 알려달라는 주문을 했다.

"침대에 누운지가 14년째입니다. 그 세월을 방에만 갇혀있는 셈이죠. 한달동안 접하는 사람이 불과 2~3명,완전히 고립된 삶이죠." 이씨는 장 할아버지의 친구는 TV라고 덧붙였다. 온 종일 리모콘생활을 하니 가끔 장 할아버지가 TV속 세계와 현실을 혼동한단다. 얼마전엔 한 아나운서가 자기를 보고 대화를 나눴다고 한다.

"집세와 약값은 모든 노인세대의 문제입니다. 국민기초생활보장 수급권자인 장 할아버지가 매달 받는 돈은 경로연금,장애수당까지 합해봐야 30여만원. 이중 월세로 10만원을 꼬박꼬박 지출합니다." 이뿐이 아니다. 노인들은 대부분 신경통,관절염을 앓고 있다. 파스니,우황청심환 등을 달고 사는 까닭에 여기에 드는 돈이 만만찮다.

목욕은 감당못할 숙제. 할머니라면 차라리 괜찮은데,여성 입장에서 할아버지를 씻겨준다든지 목욕탕에 함께 가는 일이 곤란하다. 남성 독거노인을 상대하는 가정봉사원의 공통된 고민이다. 가정봉사원은 대부분 주부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장 할아버지는 "목욕은 연례행사야,마지막으로 한 게 지난해 가을이었나?"고 말했다.

그나마 평일엔 이씨 같은 가정봉사원이라도 장 할아버지를 돌보지만 주말,휴일은 항상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챙겨주는 사람이 없는 탓이다. 며칠 전 이런 일이 있었단다. 이씨가 집에 와 봤더니 침대가 오줌으로 흥건했고 장 할아버지는 그 옆에 쓰러져 있었다. 홀로 화장실 가다 넘어져 순간 실신했던 것.

이럴 바에야 요양원 등 시설에 입소하는 게 편하지 싶다. "그렇잖아도 한달전 쯤인가,시설 쪽에서 권유가 들어왔죠. 그런데 장 할아버지가 단호하게 거절했어요." 설명을 더하던 이씨를 밀쳐내고 장 할아버지가 비장하게 말을 이었다. "오줌통 속에 살더라도 내가 살던 내 집에서 살아야지. 구애받기도 싫고…."

노인 대다수는 장 할아버지와 같은 입장이다. 시설 서비스 보단 재가노인 서비스를 더 선호한다는 얘기다. 그런면에서 가정봉사원 제도는 확대되어야 한다는 게 이씨의 생각이다. 단 전제조건이 있다. 가정봉사원에게 최소한의 실비를 보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다. 이씨 얘기를 더 들어보자. "처음엔 다들 "불쌍하고 외로운" 노인을 도울 요량으로 가정봉사원으로 뜁니다. 그러나 유급이든,무급이든 선의로 시작한 일엔 한계가 따르기 마련이죠. 3개월을 버텨내는 사람이 드문 게 현실입니다. 이 사람들이 계속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대책이 필요합니다." 봉사라고 해서 무조건 무일푼 노동에 철저한 희생만 강요해선 안된다는 지적이다.

부산일보 임태섭 기자 외
입력시간: 2004. 07.13.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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