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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 우선 생각하는 일본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9-17 조회수 3077
장애인 우선 생각하는 일본
[국정브리핑 2006-09-17 15:11]

일본에는 장애인이 참 많다. 일본의 장애인 수는 656만여 명 정도라 한다. 인구가 1억 2,000명이 넘으니 장애인도 많은 지 모른다. 그렇지만 그저 단순히 장애인이 많다는 말보다 거리에서 장애인을 쉽게 볼 수 있다는 표현이 더 적절한지 모른다.

이는 일본의 장애인 시설이 형식적이지 않고 실용적으로 꾸며져 있어 최소한의 이동권이 마련되어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 아닐까 한다.

도쿄의 가장 중요한 교통수단인 지하철은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가 필요한 장소에 있음은 물론이거니와 타거나 내릴 때도 많은 부분 불편이 해소되어 있다. 일본도 우리나라처럼 리프트나 도움 시설이 군데군데 설치되어 있다. 이는 그저 기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가 없더라도 역무원들이 처음부터 끝까지 쉽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직접 도와준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

먼저 타는 곳에서는 역무원이 받침대를 준비하여 쉽게 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아무 곳에서나 타는 것은 아니다. 일본의 지하철은 일부 좌석을 없애고 장애인을 위한 공간이 마련되어 있기에 자연스럽게 이곳으로 안내된다.

또 내릴 곳에서도 역무원이 몇 번째 열차, 몇 번째 문에서 내릴 것인지 미리 연락을 받고 대기하고 있다. 이러한 모습은 장애인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뿐만 아니라 타고 내리는 다른 사람들에게도 불편을 줄이는 방법이라 할 것이다.


버스도 단순하지만 세심한 배려를 엿볼 수 있다. 일본 버스의 뒷문을 보면 폭이 꽤 넓게 되어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는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어렵지 않게 타고 내릴 수 있도록 하는 구조이다. 앞자리는 지하철 자리처럼 길게 늘어선 자리가 노약자 자리로, 맞은쪽 자리도 장애인들이 탔을 때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접는 의자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다.

또 굳이 장애인이 아니더라도 유모차를 가지고 탄 엄마들의 고충을 덜어주기 위함이다. 경험해 본 사람들은 어린 아이를 데리고 외출한다는 것이 얼마나 고통이란 것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예전에 발에 금이 가 두 달여 깁스를 하고 목발에 몸을 의지한 적이 있다. 두 달의 기간 남의 시선은 차치하고라도 몸이 불편한 채 제대로 혼자 다닌다는 것이 이렇게 힘든 일이구나, 말 그대로 뼈저리게 느끼는 시간이었다.

버스나 지하철을 탄다는 것은 처음부터 생각지 않았기에 될 수 있으면 택시를 타고 이동을 해야 했고, 항상 "기사님, 저기 저 건물 앞까지 가주시면 안 될까요?"라며 미안해할 일도 아닌데 괜히 미안한 마음으로 이야기한 적이 있다.

그런데 비싼 요금을 내고 택시를 탔다고 모든 게 해결되는 것은 아니었다. 내리면서 더 많은 난관이 다가왔기 때문이다. 왜 그렇게 건물 입구는 계단으로만 되어있는지, 평평한 비탈을 찾아 건물을 몇 바퀴 헤매고 다녀야만 했다. 선택의 여지없이 계단을 이용하려면 난간을 잡고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신경을 곤두세우고 다닌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다.

하물며 두 달 정도 목발에 의지한 입에서 이런 불평이 나오는데, 평생 불편하게 사시는 분들의 고통은 어떻겠는가? 매년 4월 20일 장애인의 날만 되면 반짝 다루어지는 언론의 단발성 보도, 그리고 제대로 버스를 탈 수 있게 해달라며 가장 기본적인 권리를 위해 투쟁하는 장애인들의 모습을 보면 마음 한구석이 씁쓸한 마음뿐이다.

일본에는 "교통바리아프리법(バリアフリ-法)"이 있다. "바리아프리"란 barrier, 즉 장벽, 장애에서 자유로움(free)을 의미하는 말로 이동권에 대한 최소한의 법률적 장치를 말한다.

예를 들어 JR東日本에서는 모든 역에 2010년까지 휠체어도 이용 가능한 에스컬레이터, 엘리베이터, 장애인용 화장실, 계단 승강기 설치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단순히 역 구내에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서 개찰구까지, 혹은 개찰구에서 플랫폼까지 모든 시설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도 이미 거의 모든 역에 설치되어 있다.

또 도쿄 도영(都營)버스도 1991년 휠체어용 슬로프가 설치되어 있는 버스를 처음 도입한 이후 최근 들어서는 계단 없는 버스의 수가 반을 훨씬 넘어서는 등 거의 모든 대중교통에서 여러 장벽을 없애고 있다.

일본의 장애인들이 시설만큼 실생활에서도 소외되지 않고 제대로 권리를 받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살갑지 않은 일본인들이 정(情)에 의해 장애인들을 대한다고는 절대로 생각지 않는다. 또 재일한국인 중 장애인들에 대한 연금 혜택은 제대로 안 되니 일본의 장애인 제도가 완벽하다고는 볼 수 없다.

그럼에도 최소한의 권리를 보장해준다는 점, 그리고 전시행정이 아닌 실생활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는 솔직히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장애인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다면 보통사람들도 편하게 살 수 있다는 그저 단순한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국정넷포터 김호연 (beneho@freecha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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