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설명: 들뜬 분위기로 긴장이 풀어지기 쉬운 여름 휴가철은 방학 중인 청소년들에게 가출의 유혹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나타날 수 있는 시기이다. 사진은 해수욕장에서 밤늦도록 친구들과 놀고 있는 청소년들.
"청소년 여러분! 단기 청소년쉼터를 찾아주세요"
휴가철 들뜬 분위기 속 "가출유혹" 가정폭력·부모 이혼 등 고민 24시간 상담
[사례1] 평소 자주 폭력을 휘두르던 아버지로부터 자신이 어릴 때 입양된 아이라는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가출한 은희(16·가명). 집을 나온 뒤 친구 집에서 한 달을 지냈지만 더 이상 신세를 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한 은희는 다시 찜질방으로 거처를 옮겼다. 하지만 이곳도 오래 있지 못할 형편으로 고민하던 때 "여자단기청소년쉼터"라는 곳을 소개받고 옮겼다. 왠지 무섭고 어색할 줄 알았던 쉼터였지만 청소년상담 등 서비스를 받으면서 3개월 동안 마음을 추스른 은희는 장기간 생활하면서 자립 준비를 할 수 있는 중장기쉼터로 옮겨 내일을 기약하고 있다.
[사례2]
부모가 이혼한 뒤 할아버지 집에서 생활해 오던 영아(14·가명)는 무관심과 폭력 등을 못 이겨 가출을 한 뒤 찜질방 등에서 생활해오다 복지기관의 도움을 받아 쉼터로 오게 됐다. 왼쪽 팔이 부러진 채 개인위생 상태도 엉망이었던 영아는 쉼터에서 지내는 동안 비로소 다양한 교육 및 문화활동을 경험하면서 대인관계를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후 연락이 끊어졌던 어머니와 고모를 찾아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할 수 있었다.
많은 사람들이 계곡으로, 바다로 떠나는 여름 휴가철은 방학 중인 청소년들에게도 일상생활에서 벗어나고픈 욕망이 어느 때보다 강하게 일어날 수 있는 시기이다. 무엇보다 가정폭력, 부모들의 이혼 등으로 평소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청소년이라면 가출의 유혹에 훨씬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유명한 해수욕장이 즐비한 부산지역은 특히 해변 일대를 중심으로 가출 청소년들이 많이 밀집할 수 있는 장소가 많다. 해변가를 배회하는 이러한 가출 청소년들을 위해 상담 및 쉴 곳을 제공하고 있는 곳이 부산시 여자단기청소년쉼터. 가출 청소년들이 어느 때보다 크게 늘어날 수 있는 여름 방학을 맞아 집중적인 상담과 캠페인 등 활동을 하고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집중적인 캠페인
여자단기청소년쉼터는 특히 야간에 청소년들이 집중적으로 모이는 광안리 해수욕장에서 "2008년 해변아웃리치-썸머스토리 In 광안리" 행사를 벌이고 있다. 오는 8일까지 해수욕장 일대에서 청소년들과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가출의 심각성과 쉼터를 홍보하는 캠페인과 함께 거리 상담 등을 통한 가출예방 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이고 있다.
올해로 8년째인 이번 행사는 현재 가출을 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개인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는 청소년들에게도 24시간 상담서비스로 심리적인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또 청소년뿐만 아니라 청소년기의 자녀를 둔 부모님들도 자녀문제에 상담을 할 수 있도록 전문 상담원을 배치하고 있다.
·의식주 등 무료 제공
쉼터는 가출을 했거나 가출 위기에 직면한 청소년들에게 일정 기간 숙식을 제공하면서 가정과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다양한 도움을 주고 있다. 의식주를 무료로 제공하며 건강검진 및 진료, 다양한 상담, 학업 등 각종 지원도 함께 받을 수 있다.
광안리 해수욕장의 수영구자원봉사센터 내에 위치한 쉼터에서는 여자 청소년(9∼24세)들이 3개월 동안(1회 연장 가능) 지낼 수 있으며, 언제든지 입소가 가능하다.
남자 청소년들은 상담을 통해 사상구 덕포동에 위치한 남자단기청소년쉼터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자단기청소년쉼터 이순영 실장은 "들뜬 기분 등에 휩쓸려 밤늦도록 해변가를 배회하는 청소년들은 접근이 어려울 수도 있지만 가정이나 사회가 상담 등을 통해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051-756-0924.
부산일보 2008/08/04일자 025면 곽명섭 기자 kms01@ busa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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