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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도덕교육을 되돌아보며(청소년개발원)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8-01 조회수 3581
청소년개발원 칼럼(2006. 7.13)

청소년 도덕교육을 되돌아보며



청소년기는 발달과정으로 보면 아동기에서 성인기로 옮겨 가는 시기이다. 어느 영역에서는 부모를 비롯한 어른들의 감독 하에 있으면서 또 어느 영역에서는 자율성과 독립성을 보장받기도 한다. 이렇게 청소년들은 아동기와 성인기 환경 간의 상충되는 영역에 서있다. 또한 개인은 미처 성숙하지 못한 인격을 통해 이렇게 혼란한 영역에 대처하다 보니 아무래도 문제행동을 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 우리가 문제시하는 청소년들의 일진회, 왕따 문화, 시험부정행위 등은 바로 이러한 혼란 속에서 파생된 문제행동들이며, 이것은 그들의 도덕성과 연관되기도 한다. 도덕성과 관련된 청소년들의 문제행동은 이후 성인기의 범죄행위와도 연결되기 때문에 그 시기의 특징으로 치부해버릴 수만은 없다. 이러한 견지에서 청소년들의 도덕적 문제행동을 줄이고 예방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들이 시도되고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청소년들의 도덕성에 관한 연구이다.




도덕성 연구로 유명한 미국의 콜버그(Kohlbeg)라는 학자는 올바른 도덕행동을 위해서 개인은 높은 단계의 도덕적 판단을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하였다. 그에 따르면 개인의 도덕적 판단은 연령과 경험에 따라 단계별로 발달하며, 도덕적 판단 단계가 높아질수록 도덕적 행동도 발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도둑질을 하면 안되는 이유를 물어봤을 때, 도덕 판단 단계가 낮은 사람은 자신보다 윗사람이 하지 말라고 했으니까, 또는 도둑질을 하면 벌을 받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든다. 그러나 판단 단계가 높은 사람은 개인의 재산권에 대한 존중이 공동체의 질서를 유지시키기 때문이라는 한 차원 높은 이유를 든다는 것이다. 이 두 사람의 행동을 비교해 보면 전자는 처벌이라는 외부의 압력이 없다면 도둑질을 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한다. 반면 후자는 도둑질이 나쁘다는 생각을 내면화한 사람으로 외부의 압력이 없어도 스스로 알아서 도둑질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콜버그의 도덕적 판단 발달에 대한 이론이 발표된 이후 다양한 문화권에서 이 이론을 검증함으로써 어느 정도 이론의 타당성을 입증하였다. 그러나 콜버그 이론의 한계점 중 하나는 올바른 도덕적 판단이 항상 올바른 도덕적 행동을 이끌어 내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이것은 우리가 때로는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하면서도 하는 일이 있고, 또 때로는 하는 것이 옳다는 것을 알면서도 하지 못하는 일이 있다는 점에 비추어 보면 잘 알 수 있다.




올바른 도덕행동을 위해서는 높은 수준의 도덕적 판단 외에 개인이 갖추어야 할 또 한 가지가 있는데 그것은 바로 도덕정서라는 것이다. 도덕 정서의 대표적인 예는 공감이다. 공감이란 다른 사람의 생각이나 감정을 자기의 것으로 경험해 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왕따를 당하는 친구의 감정은 어떨지, 내가 그 친구처럼 왕따를 당한다면 나는 어떤 기분일지 느껴보는 것이다. 또는 죄책감이나 수치심도 도덕 정서의 예가 될 수 있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을 잘 할수록, 옳지 않은 행동에 대한 죄책감이나 수치심이 클수록 개인은 옳지 않은 행동을 지양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높은 수준의 도덕적 판단과 도덕정서는 어떻게 해야 생겨나는 것일까? 이것은 두말 할 나위도 없이 주입식 교육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관련 연구들에 따르면, 서로의 생각과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할 때 도덕판단과 정서가 발달된다고 한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강의식 도덕교육을 받은 집단과 주어진 상황에 대한 토론식 수업을 받은 집단을 비교한 연구들에 따르면, 일관성 있게 토론식 수업을 받은 학생들의 도덕판단이 훨씬 높았으며, 그들이 올바른 도덕행동을 하는 경우도 많았다고 한다. 또한 서로의 감정을 공유해보는 기회를 많이 가진 청소년 집단은 그렇지 않은 집단에 비해 도덕 정서의 수준이 높았으며, 그에 따라 도덕적 행동의 수준도 높아졌음을 보고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결과에 비추어 현재 우리 청소년들의 도덕교육은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한번 되돌아보아야 할 것이다. 청소년들의 도덕적 문제행동을 줄이기 위해 우리 사회는 여러 가지 방안들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쏟아지는 방안 대다수는 눈에 보이는 현상만을 막기 위한 것이며, 보다 근본적인 대책은 부족한 실정이다. 우리는 정작 올바른 도덕행동을 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도덕적 행동들의 당위성을 내면화하는 노력을 외면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이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는 데에서 벗어나 보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청소년들, 더 나아가서는 우리 사회의 도덕수준을 끌어올릴 방안에 대해 고민해 보아야 할 때이다.



백혜정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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