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가 실물경제 위축과 대량 실업사태로 극한 상황에 빠져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실업자가 100만 명에 임박하고 있으며 요즘 최대 화두 역시 일자리 창출이다. 이번에 정부와 여당에서 내놓은 추경 규모는 28조9000억 원으로 과거 편성해왔던 추경에서 찾아볼 수 없는 우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이다. 외환위기 때와 비교해도 배가 넘는 규모이며 이중 고용유지 및 취업기회 확대 예산은 3조5000억 원이다.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일자리를 지키는 일에 정부와 기업, 민간인 등 전문가들이 대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공공근로사업이나 청년인턴제 사업 등 한시적일 수밖에 없는 대안에 그치는 것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물론 현 여건에서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며 일자리의 질을 따지는 것보다 어떻게 해서든 사라지는 일자리를 지키고, 더욱 많은 일자리가 나누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으로 지원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들은 미래를 보장할 수 없는 단순노동이나 허울 좋은 비정규직을 양산하는 "언 발에 오줌누기"식 해결책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는 일자리 창출정책이 완전고용 정책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것은 욕심일지 모르겠으나 최소한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해야 한다는 필자의 생각이 무리일까?
적은 예산으로 복지사업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고용유지 사업의 모범사례를 들어보고자 한다. 3년 전부터 부산시에서 전국 최초로 실시하고 있는 특수시책 사업인 노인인력 지원사업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긍정적으로 검토돼 정부 특수사업으로 논의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Happy 4 you"란 프로젝트명의 이 사업은 출산 등 문제로 근무 공백이 생긴 여성 사회복지사를 대신해 3개월간 대체인력이 근무를 하는 저출산·고령사회 극복 및 여성고용증진 강화 사업이다. 노인복지시설 여성근로자들이 임신, 출산, 육아 등의 어려움으로 출산을 피하는 문제를 극복하려 기획됐다. 예산은 연간 1억5000만 원. 사회복지시설의 근무환경개선으로 출산을 유도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면서 이용자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이바지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경제적 어려움으로 사회복지시설의 지원예산 동결 내지 삭감에 따른 깊은 고민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처럼 적은 예산으로도 얼마든지 여러 가지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한다면 "무차별적이고 최악의 추경"이란 비판으로부터 동의를 이끌어 내는데 훨씬 수월할 것이다.
특히 이번 추경이 저소득층에 대한 한시적 소득보전과 단기적인 일자리 창출에 집중돼 있다는 비판에서 벗어나려면 사회안전망을 확충하고 지속 가능한 사회서비스 일자리 창출과 재원 투입에 초점을 맞춰야 할 것이다.
현재 막대한 투입 예산은 대통령도 정부와 여당도 아닌 언젠가 우리 국민에게 날아올 화살이기에 더욱 효과적이고 효율적이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