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행복한 세상 한번 만들어보자 부산여자대학 KT와 함께 독거노인 지원 11월 첫 일요일인 지난 2일은 아침부터 바빴다. 오전 8시에 1팀, 곧 이어 10시에 2팀, 마지막으로 오후 1시에 3팀의 작업이 시작됐다. 이날 오전 8시부터 시작해 오후 5시가 다 돼서야 끝이 난 작업은 부산여자대학 사회복지과와 KT의 후원으로 마련된 "함께 행복한 세상 만들기"였다. 부산여대 자원봉사동아리 Kiss Time 학생들의 손놀림을 보니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도배를 할 집의 살림살이를 들어내기 전에 꼼꼼하게 사진부터 찍는다. 방 안에서 때 묻고 찢어진 벽지를 뜯어내고, 거미줄과 먼지를 걷어낸다. 금이 간 곳을 메우고 보온을 위해 한 겹 스티로폼을 덧댄다. 발가벗은 천장과 벽에 하얀 벽지를 붙이기 시작하자 자원봉사자들의 손이 더욱 바빠진다.
하얀 벽지에 노란색 장판을 깔고 밖에 나와 있던 세간까지 제자리를 잡았다. 방바닥을 걸레로 깨끗이 닦고 창문에 커튼도 걸러졌다. 도배와 장판 작업이 끝나자 새로워진 방으로 들어온 김귀연 할머니는 "이게 꿈인가 생신가? 좋아도 눈물이 난다카더니 정말 눈물이 난데이"라며 눈물을 글썽인다. 20년만에 도배한다는 유사자 할머니는 "고맙데이, 정말 고맙데이. 어느 자식이 이렇게 해 주겠노"라며 손을 잡고 놓을 줄을 모른다. 자원봉사 학생을 붙들고도, 양정재가노인복지센터 사회복지사한테도, 함께 온 부산여대 교수를 보고도, 누구를 만나도 고맙다는 말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