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 가느라, 친구들과 노느라 엄마와 얘기를 나눈 적이 언제인지 모르겠어요. 그리고 아빠, 13년 동안 함께 살았는데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이 좀 어색하네요. 우리 집에서 제일 고생하는 건 아빠 같아요. 엄마, 아빠 사랑해요." "예쁘게 키워준 것, 너무 감사한 일인데…. 정작 엄마, 아빠가 좋아하는 건 뭔지, 무엇을 고민하는지 알려고조차 하지 않았네요…."
평소 부모님께 고마움을 표현하기가 멋쩍었던 아동·청소년들이 가족의 역할과 효(孝)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지난해 개최됐던 "노인인식 개선 카툰·사진전시회"를 보면서 부모님께 남긴 편지글이다.
서부노인기관 20일부터 "카툰·사진전" 세대 간 이해·노인 인식 개선 자리로
·부모님이 노인이 된다면?
아동이나 청소년들에게는 늘 함께 있으며 "영원할 것만 같은 부모님"이지만 언젠가는 늙어 노인이 된다. 늙어가는 부모님처럼 노인들은 매년 증가 추세이지만 노인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크게 개선되지 않고 있다.
노인이 된 내 부모님을 바라보는 것처럼 다른 노인들을 바라본다면 더욱 따뜻한 시선이 되지 않을까. 2009년 노인인식 개선 카툰·사진전시회는 "노인엄마, 노인아빠 그리고 나"라는 주제로 "함께 계신 부모님이 노인이 된다면?"을 가상해 열린다.
이를 통해 젊은 세대와 노인세대들이 서로를 이해하며 세대 간의 문화를 이해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또 젊은 세대들에게는 결국 자신들의 미래도 노인이라는 것을 인식해 현재의 노인에 대해 진지한 인식개선의 기회를 제공한다.
·부모님께 편지 등 다양한 행사
부산 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051-867-9119)이 오는 20일부터 부산시청 2층 제3전시관에서 5일간 실시하는 노인인식 개선 전시회에는 노인들과 젊은 세대와의 관계 등을 잘 표현한 한국카툰협회 작가들의 카툰, 노인사진공모전 당선작, 노인일러스트 등 총 60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관람시간은 오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전시회뿐만 아니라 가족단위의 관람객들을 위해 무료즉석 가족사진 촬영, 아동·청소년들을 대상으로 부모님께 편지쓰기(무료 우편발송), 노인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된다. 또 평소 친밀하게 표현하지 못했던 가족 간의 사랑을 서로의 온기를 통해 느껴볼 수 있도록 하는 가족 간 프리허그(Free Hug)이벤트도 열린다.
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 김영곤 소장은 "노인학대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는 상황에서 부모님을 보듯이 노인들을 생각한다면 조금이라도 더 따뜻한 시선으로 이들을 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일보 곽명섭 기자 kms01@busan.com 입력시간: 2009-07-11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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