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부산일보] 개금복지관 : 독거노인들 "소일거리" 생기니 삶에 생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8-09-09
조회수
2973
부산진구 개금사회복지관 "반딧불이" 자살예방프로그램 눈길
다양한 문화·나들이 활동으로 사회 적응력 배양
독거노인들은 열악한 경제적 환경 만큼이나 "사람에 대한 그리움"에도 목말라 있다. 하루종일 전화 한 통화 없는 상태에서 혼자 빈방에만 틀어박혀 있으면 고독과 우울함이 그 틈을 비집고 밀려든다.경제적인 어려움과 우울함이 계속 겹쳐지면 생(生)에 대한 희망의 끈마저 놓게 될 가능성이 훨씬 커진다. 특히 일선에서 은퇴한 뒤 쓸쓸히 지내는 저소득층 노인들의 경우는 더욱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다.여러 조사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우리나라에서 자살률이 가장 높은 계층은 60세 이상의 노령층으로 전체의 3분의 1 정도를 차지할 만큼 노인 자살자의 비중이 높다 오는 10일 "자살 예방의 날"을 앞두고 최근 부산진구 개금종합사회복지관이 그동안 노인 자살이 잦았던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대상으로 "반딧불이" 자살 예방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어 주목된다.
모임 참여 등 "관심"으로 고립감 해소
개금종합사회복지관이 실시하고 있는 반딧불이 프로그램은 지역 영구 임대아파트 입주민 중 우울증세가 심한 저소득 독거노인들을 대상자로 선정해 실시하고 있다. 이는 노인 자살자의 80% 이상이 우울증이 원인일 만큼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과 이 지역이 다른 곳에 비해 독거노인들의 자살이 잦아 자살 예방 프로그램이 필요하다는 지역의 여론도 한 몫을 했다.
주민들은 이를 위해 복지관, 병원, 대학 등 관계기관과 자원봉사자들로 구성된 반딧불이 봉사단을 발족해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가동하고 있다.
반딧불이 프로그램은 무엇보다 혼자 있는 시간이 많은 독거노인들에 대한 고립감 해소와 사회적 관심 제공에 중점을 두고 있다. 우울증 증세가 있는 독거노인들은 친구 사귀기는 물론 사회 활동이 거의 없어 심리적인 안정감과 삶의 연속성이라는 면에서 취약성을 보이기 때문.
따라서 무료한 일상을 벗어날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의 참여로 독거노인들에게 "할 일, 할 거리"를 제공해 정서적으로 고립감을 벗어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직접 악기 만들어 연주공연도
반딧불이 프로그램은 지난 4월부터 두 달 동안의 준비를 거쳐 6월부터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우선 사회 적응력과 자존감 향상을 위해 다양한 문화활동과 나들이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매주 1회 봉사단원들이 직접 독거노인들의 가정을 방문해 말벗이 되어주고, 안부 전화도 매주 3회 실시하면서 항상 누군가가 함께 하고 있다는 연대감을 심어주고 있다.
또 지난 6월부터 직접 만든 피리 등 악기로 음악치료사의 지도를 받으며 연주활동을 하면서 독거노인간의 유대감 형성과 함께 심리적인 안정을 꾀하고 있다. 연말에는 그동안 갈고닦은 실력을 선보이는 공연도 펼칠 계획이다. 오는 10월부터는 매주 1회 농장을 찾아 원예치료와 영화관람, 풍물공연 관람 등 문화나들이도 예정돼 있다.
반딧불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최모(85) 할아버지는 "그동안 사람을 만날 일이 드물어 웃을 일도 거의 없었는데 프로그램에 참여하면서 다른 노인들과 어울리면서 비로소 사람의 온기를 느낄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개금사회복지관 관계자는 "거동이 어려운 노인들은 프로그램 이용에 다소 힘든 면이 있지만 전체적으로 독거노인들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을 갖는 것만으로도 생활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