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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국제신문 / 함께 가는 길] 역지사지(易地思之)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9-02-28 조회수 3944
[함께 가는 길] 역지사지(易地思之) 

살아가면서 보편적으로 화가 나는 일 중 하나가 사소한 것일지라도 나의 주장이 상대방으로부터 인정을 받지 못하는 것이다. 또 상대방이 내게 행한 작은 일도 화가 나서 견딜 수 없을 때가 있다. 내 처지를 상대방이 이해해 주길 바라면서 상대가 한 일은 이해하려 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다산 정약용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사람이 가마 타고 가는 즐거움은 알아도 가마 메고 가는 괴로움은 알지 못한다"고 했다. 자신만 알고 상대에 대한 배려의 부족을 예로 든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복지관 운영 법인인 불국토 이사장 혜총스님이 11세에 출가해 근대 대율사인 자운 큰스님을 모시고 해인사에서 수행할 때 어느 큰스님이 "화초를 좋아하는 사람은 마음 나쁜 사람이 없다"라는 말을 듣고 100여 개에 달하는 화초와 분재를 키운 적이 있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며칠 출타를 하고 오니 화초들이 모두 말라 죽어 있었고, 일절 언급을 않던 자운 큰스님이 준엄하게 "네가 꽃을 사랑하느냐"고 물었다 한다.

이에 혜총스님이 그렇다고 하자 자운 큰스님은 "산에서 잘 자라는 나무와 꽃을 가져다가 마음내키는 대로 가지를 자르고 철사로 동여매는 등 화초의 괴로움은 전혀 생각지 않고 네 생각대로 만들어서야 하겠느냐. 한 번이라도 말 못하고 괴로웠을 화초의 입장에 서 봤느냐. 화초의 입장에 설 수 있을 때 그때 화초를 키우거라"며 꾸짖었다고 한다. 이후 혜총스님은 내 처지보다는 남의 처지에 서서 바라보라는 자운 큰스님의 가르침을 평생 좌우명으로 삼았다는 얘기를 들려준 바 있다.

요즘엔 사람마다 개성이 뚜렷해 상대방 생각을 들으려 하기보다 자신의 주장만 내세우고 관철하려는 경향을 자주 보인다. 상대가 왜 저런 말과 행동을 하는지 한 번쯤 진지하게 듣고 봐주는 여유가 필요하다. 쓰나미보다 무섭게 지난해부터 몰아친 경제 한파로 국민이 불안에 떨고 있으나 정치권은 그런 국민의 불안은 안중에도 없고 각 당의 정치적 입장만 내세우며 대립하고 있다. 상대 당 입장에 서서 조금씩 여유를 갖고 양보하면 될 것을 사생결단으로 맞서고 있음을 매일 뉴스를 통해 접한다. 정치의 궁극적인 대상인 국민이 철저히 무시당하고 있는 것이다. 누구를 위해 정치를 하는지 묻고 싶다.

사회복지사업을 수행하는데도 실천가들이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이 "역지사지"이다. 서비스 받을 사람의 입장에 서서 사업 계획을 수립하고 실천하는 것이 무엇보다 최우선 돼야 한다. 그들이 처한 상황이 어떠한지 세밀하게 살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진정 무엇을 원하고, 무엇이 있어야 하는지, 인권은 지켜지고 있는지 중요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이런 기본적인 부분들을 고려하지 않으면 자칫 실천가들이 시혜자인양 착각해 오류에 빠지기 쉽다. 다행히 최근에는 대상자를 고객으로 인식하고 말 한마디 행동 하나하나에 이르기까지 고품질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자 부단히 노력 중이다. 진정성이 충분히 담긴 자세야말로 사회복지 실천가들이 전문가로서 인정받을 수 있는 것임을 늘 깨우쳐야 한다.

이춘성 용호종합사회복지관 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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