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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뜻 잃은 봉사 활동…'점수 따기' 급급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8-23 조회수 4180
본뜻 잃은 봉사 활동…'점수 따기' 급급
(KBS 발행일 2006-08-21)

<앵커 멘트>

여름 방학을 마친 학교들이 속속 개학을 하고 있죠? 개학 때가 다가오면 밀린 방학 숙제 때문에 고민하는 학생들과 부모들이 많은데요 여기에 개학철을 부담스러워 하는 사람들이 또 있습니다. 네, 봉사활동 숙제를 하기 위해 찾아온 학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각 기관이나 단체의 담당자들 인데요,

숙제를 위한 숙제를 하기 위해 찾아오는 학생들로 말 못할 속앓이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최영철 기자~ 요즘 봉사활동 숙제가 본래의 뜻을 잃어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어요?


<리포트>
네, 내신에 들어가니 신경을 안 쓸 수가 없는데요. 때문에 공부에 매달려야 하는 학기 중엔 엄두를 못 내다가, 방학 때면 봉사활동에 몰린다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정말 형식적인 수준에 그치는가 하면, 봉사활동으로 특별 전형을 노리는 일부 학부모들의 치맛바람까지 더해져 본래 의미가 퇴색되어 가고 있는데요. 그 현장 함께 보시죠.

서울의 한 우체국. 직원보다 더 많은 수의 학생들이 편지를 분류하고 있었는데요. 이들은 모두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러 온 학생들입니다. 하루 평균 3-40명... 이렇게 많은 학생들이 일을 도와주니 집배원들이 좀 수월하지 않을까 싶지만, 친구들과 잡담을 하거나 휴대폰으로 문자를 보내는 등 불성실한 학생을 찾아내기는 어렵지 않습니다. 우체국도 몰려드는 학생들을 상당히 부담스러워 했는데요.

<인터뷰>우체국 직원 :"천천히 날짜를 두고 와야 되는데, 방학 끝나기 전에 한꺼번에 몰려들기 때문에 저희들이 통제하기가 힘이 듭니다. "
당당히 조퇴를 요구하는 경우도 다반사.


<녹취> "학원? (네.)학원에 가야 돼?"
때맞춰 찾아온 학생의 엄마는 담당 직원에게 3시간을 일하고 4시간짜리 확인도장 찍어줄 것을 부탁합니다. 일부라지만 엄마들의 극성, 여기에 그치지 않는데요.

<인터뷰>우체국 직원: "어떤 분은 ... 시간이 너무 적다고 어머니가 4시간 하고 자식이 4시간 하고 해서 8시간 받아 가시는 분도 있긴 있습니다."

고3 수험생을 포함해 자녀 둘을 둔 심은자 주부. 지금까지 아이들을 대신해서 자신이 한 봉사활동 시간만 100시간 가까이 됩니다. 아이들이 공부에 전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는데요.


<인터뷰>심은자(가명/고 3학생 학부모): "솔직히 양심에 가책은 들죠....본인이 한 건 불과 몇 시간 안 되고 나머지는 제가 다 채워줬어요. 왜냐면... 그것(시간 채우기)에 대한 강박관념은 없애줘야 되기 때문에 부모 입장에서 공무만 하라고 해야 되기 때문에"

일부 엄마들은 아이들의 봉사활동 시간을 채우기 위해 아예 모임을 만들어 복지시설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인터뷰>심은자(가명/고 3학생 학부모) :"친한 엄마들끼리 어디 봉사활동 하면 몇 시간 준단다, 우리 거기 가자 그러면... 엄마들끼리 같이 모여서 가서 한 2시간 정도 하다 오고... 그럼 4시간짜리 받아오면 그걸로 채워지는 거고 이런 식이죠."

이렇게까지 나선 엄마들, 봉사활동 시간이 많거나 선행 상을 탄 학생을 뽑는 대학의 사회봉사 특별 전형에 도움이 좀 될 수 있을까 라는 점을 그 이유로 들었는데요. 봉사활동 시간으로 경쟁이 붙다보니 그 커트라인이 터무니없이 올라가고 이것을 엄마들의 몫으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심은자(가명/ 고 3 학생 학부모): "물론 그런 애들이 전국에 한두 명은 있겠지만, 실제적으로 본인이 300시간, 400시간 채워서 수시 입학한 애들이 저는 없다고 봅니다."

그야말로 시간 채우기로 변질된 셈인데요. 사정이 이렇다보니, 학생들이 봉사활동을 하며 보람을 느끼는 등 교육적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인터뷰>자원봉사 학생 : "솔직히 그냥 봉사점수 얻으려고 (시간) 채우는 거예요. 대학갈 때 도움이 많이 된다고 그래서..."

<인터뷰>자원봉사 학생: "학교에서 시켰으니까 그걸 채우려고 노력하는 거죠. 그것 때문에 하는 거예요."

특히 방학 때만 몰리는 학생들 때문에 각 지자체 자원봉사센터는 방학 프로그램 개발에 골머리를 썩이고 있다고 합니다.


<인터뷰>00 자원봉사 센터 자원봉사자 :"방학 동안에 많은 (자원봉사) 프로그램이 만들어져서 무분별하게 엄청난 프로그램으로 학생들 봉사시간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

게다가 아이들이 봉사의 의미를 느낄만한 내용이 담긴 활동을 찾기 어렵다는 것도 문제인데요.


<인터뷰>고진광(한국 자원봉사 포럼 운영위원 ):"(학생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봉사)공간을 확보해주고 또 현실에 맞는 봉사시간으로 만들어 놓아야 되지 않겠느냐... 그래서 (봉사활동이) 마음의 짐이 안 될 수 있는 이런 기회를 만들어줘야 된다고 봅니다."


<인터뷰>실로암 장애아동요양원 (경기도 김포):"하지만 "점수"를 잊고 봉사활동의 참의미를 찾는 이들도 있습니다. 중증 장애아동들이 생활하는 이곳에서는 엄마와 아이들이 짝을 이루어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는데요."


처음엔 장애아동을 낯설어하던 아들... 하지만 엄마의 능숙한 태도에 곧 자연스럽게 엄마를 도와 장애아동에게 밥을 먹입니다. 장애아동에게 종이가면을 만들어주는 학생들. 봉사활동을 시작한지 몇 시간 만에 어떻게 하면 장애아동을 웃게 만들 수 있는지를 터득했습니다.


<인터뷰>정원빈(서울 양정고등학교 1학년):"엄마가 같이 가자고 했는데요. 와서 보니까 처음 생각했던 것보다... 처음엔 되게 거리낌이 있었는데요. 옛날에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 많이 바뀌었어요. 보람도 있고."


<인터뷰>이종열(서울시 신정동 ):"그냥 내신을 따기 위해서 설렁설렁 하는 것 우리 아들도 원하지 않고 전도 원하지 않아요. 그냥 점수만 따기 위한 봉사는..."

취재를 하면서 학부모들 사이에서 봉사활동이 또 다른 "강제"로 변질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을 많이 들었습니다. 과연 진정 아이들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의도는 좋은데, 현실적인 문제들과 맞물리면서 부작용이 나타나는 것 같죠.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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