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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에 가족이 무너진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06-04-01 조회수 3470
치매에 가족이 무너진다

고통받는 환자·가족 110만명‥불화·파경에 패륜 범죄 잇달아
노인수발 따른 생활고 대책 절실


"자식을 알아보지도 못하고 소란을 부릴 때는 정말 내 부모님이 맞나 싶어요. 어떻게든 모시고 싶지만 우리 가정이 먼저 파탄날 것 같아 차마 집에서 모시지 못했어요. 세 형제가 돌아가면서 부모님을 모셔왔지만 서로 지쳐서 형제간 우애도 많이 상했지요."
어머니(81)씨는 3년 전부터, 아버지(78)씨는 지난해부터 치매를 앓고 있는 집안의 장남인 윤모씨는 "두 동생 부부가 이혼 직전의 불화를 겪으며 부모를 요양원으로 모셨다"고 털어놓았다.

치매가 환자의 고통을 뛰어 넘어 가족을 파국으로 내모는 '주범'으로 다가서고 있다.

15일 치매를 앓는 70대 시어머니를 뒷바라지하는 딸을 보다못해 사돈을 살해한 이모(62·여)씨에게 징역 10년형이 선고된 사건은 치매의 비극성을 새삼 부각시키고 있다.

치매 관련 범죄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지난해에도 90대 치매 노모를 돌보던 60대 아들이 동반자살했고, 92세 노인이 동갑의 치매 아내를 살해하고 자살하기도 했다. 치매 환자인 혈육의 목숨을 앗아간 사건들이다. 특히 자식에 의한 살해나 유기 등은 패륜적 범죄로 비난받는다.

그러나 치매 노인을 책임지는 가족의 남모를 고통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있다. 목원대 사회복지학과 권중돈 교수는 "치매는 드러난 환자와 숨겨진 환자(부양가족)라는 2명의 환자를 만들어내는 질환"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에서 치매로 고통받는 인구가 환자와 가족을 포함해 110만명에 육박하는 점을 감안하면, 적어도 이의 절반 이상으로 추정되는 부양가족은 '숨겨진 환자'인 셈이다.

치매 환자의 부양은 가족에게는 사실상 완전한 희생을 요구하고 있다. 며느리나 딸이 그 부담을 짊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권 교수는 "치매 노인의 부양자는 사회생활이나 외출이 전적으로 제한되고, 환자와 부양자 사이의 관계가 크게 악화하며, 다른 가족과도 불화하게 되는 문제를 겪게 된다"고 지적했다.

치매라는 질병은 수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하기 때문에 윤씨 처럼 가족의 불화를 겪고 노인의 간호를 포기하는 일이 흔히 생긴다.

그나마 요양원에 모실 수 있다면 가족간 불화를 자제할 수 있지만, 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아 결정이 쉽지 않은 부분이다.

5년 전 고혈압과 당뇨로 쓰러진 후 치매증상이 나타난 최모(59·서울 중랑구 묵동)씨는 집에서 식용유, 간장을 비우고 물로 채워놓거나 폭언을 퍼붓는 일이 잦아졌지만 부인은 허리가 안 좋아 거의 누워 지내고 아들은 집에 들어오지 않는 일이 많아 방치 상태다.

결혼한 딸은 "간호할 사람이 딱히 없어 요양원을 알아보고 있지만 가격대가 만만치 않아 고민중"이라며 "가족간 대화나 즐거움을 잃은 지 오래"라고 토로했다.

한국치매가족협회 백소영 국장은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 지원을 받는 보호 시설은 극히 적어 이용자가 제한적이며, 민간 시설들은 월 120만~150만원의 비용을 받고 있어 웬만한 가정에서는 엄두도 내기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최근에야 치매 환자 부양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보건복지부는 2008년부터 노인수발보험법을 도입, 노인 간병 급여를 실시할 계획이다.

하지만 절대 부족한 보호시설과 마찬가지로 혜택은 미미할 것으로 지적이 적지 않다. 치매가족협회 이성희 회장은 "점점 늘고 있는 치매 환자 부양에 대한 국가 지원이 확대돼야 환자 뿐 아니라 가족의 고통을 막을 수 있다"강조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김희원기자 hee@hk.co.kr

입력시간 : 2006/03/16 18:26 / 수정시간 : 2006/03/16 18:38

출처 : 한국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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